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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을 주시하라. : 장단기 금리가 역전되면 삼겹살 가게가 문을 닫는다? 미국의 중소형 은행들이 파산하고 있습니다. 2023년 3월부터 실리콘밸리 은행, 시그니처 은행,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이 차례로 파산했습니다. 많은 경제 전문가와 경제 전문지들은 더 많은 은행이 파산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중소형 은행뿐만 이 아닙니다. 세계 10대 투자은행 중 하나인 167년 역사의 크레딧스위스 은행도 역사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파산 위기에 처했던 CSD 은행을 UBS 은행이 인수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은행의 파산 원인 중 하나로 장단기 금리 역전 현상을 지목합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만기가 긴 채권은 만기가 짧은 채권보다 당연히 금리가 높아야 합니다. 채권을 장기간 보유하면 물가 상승 등 다른 위험 요인이 훨씬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코로나19가 유행할 수도 있고 서브프라임 같은 .. 더보기
튤립 버블과 부동산 버블을 돌아보며: 우리는 정말 합리적일까요? 자본주의의 역사는 투기의 역사라 해도 그리 틀린 말이 아닐 것입니다. 늘 투기의 광풍이 버블을 만들고 또 그 버블이 꺼지면서 초대형 금융위기나 경제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자본주의 자체가 사람들의 탐욕을 자극했기 때문입니다. 탐욕이 투기를 만들어내고 그 투기가 다시 부동산, 주식, 채권, 금 등 많은 자산에서 버블을 만듭니다.   자본주의 역사상 최초의 버블 사건으로 17세기 초 네덜란드의 '튤립 버블'을 뽑습니다. 최초의 버블 사건이기도 하지만, 인간의 광기가 만들어낸 가장 어이없고 황당한 사건으로도 유명합니다.  17세기 초 풍차와 튤립으로 익숙한 나라 네덜란드는 금융시장과 자본주의의 발달로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1602년에 최초의 근대적 주식회사인 '동인도 회사'가 생겼습니다. 그.. 더보기
부정부패가 GDP를 갉아먹는다. 뇌물 등의 부정부패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게 국가의 경제성장을 방해하거나 경제적 손실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사회에 부정부패가 만연해지면 생산성이나 효율성이 감소하고, 세수가 부족해지고, 외국인 투자가 감소하고, 자원의 효율적 배분보다는 왜곡된 배분이 일어나거나 각종 사업비용이 증가하는 등 광범위하게 경제 전반에 걸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공정성, 형평성, 투명성 등 민주주의 근간을 훼손하고 사회 전반에 불신감을 키워 사회통합도 방해할 수 있습니다.   2018년에 국민권익위원회는 부패와 경제 성장의 상관관계에 관해 서울대에 용역 의뢰를 했습니다. 당시 서울대의 보고서에 의하면 부패인식지수가 개선되면 경제 주체들의 공정성이 보장되고 생산성이 올라 국민 1인당 GDP 4 만 달.. 더보기
민주주의가 발전해야 경제도 성장한다. : 전두환 시절 경제가 좋았다고요? 전두환은 광주시민을 무참하게 총칼로 짓밟은 학살자였습니다. 수많은 사람들을 불법 체포하고 잔인한 고문을 자행하며 무자비한 인권탄압을 일삼았던 독재자였습니다.   일부 정치권에서 전두환 시절 쿠데타와 5.18만 뺴면 정치는 잘했다고 평가한 적이 있습니다. 또 권위주의 독재 정부가 산업화의 기반을 만들어 우리 경제가 좋아졌다는 식의 평가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정치적 평가와 별개로 전두환 시절 우리 경제가 좋아졌다는 말을 굳이 하고 싶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1998년 아시아 출신 최초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인도의 경제학자 아마르티아 센이 이에 대해 명쾌한 답을 내놓은 적이 있습니다. 그의 결론은 독재정권 덕분에 경제가 발전한 것이 아니라 독재에 끊임없이 저항하며 민주.. 더보기
법인보다 사람이 먼저다. : 법인세 논란 뭣이 중헌디 법인세 논란이 있을 때마다 대한민국 법인세가 다른 나라에 비해 높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법인세가 높아서 투자가 위축되고 생산이 감소하고 고용이 감소하고, 결과적으로 경제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주로 보수정당, 보수언론 또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는 기관에서 오랫동안 이렇게 주장해 왔습니다.   이렇게 법인세 논란이 있을 때마다 근본적인 질문 하나가 늘 떠올랐습니다. 그런데 그전에 정말 우리 법인세는 다른 나라들보다 높을까요? 그래서 경제 성장에 방해가 되었던 걸까요?  현재 우리나라 법인세 최고세율은 24%입니다. 여기에 지방세 2.5%를 더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나라 법인세 최고세율은 26.5%입니다. 그런데 외국도 대부분 법인세에 지방세가 붙습니다.   독일 법인세는 15.8%입니.. 더보기
기본소득 실험은 실패했다? : 기본소득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우리 사회에 재난지원금 지급과 관련하여 '기본소득제'가 큰 논란이 된 적이 있습니다. 마침 2020년 5월 핀란드 정부가 2년간의 기본소득 실험에 관한 최종 보고서를 발표하면서 논란에 더욱 불을 지폈습니다.   핀란드의 보고서가 공개되자 일부 정치권과 다수 언론에서 기본 소득 정책은 실패한 정책임이 증명되었다며 한목소리로 비판하기 바빴습니다. 하지만 이는 기본소득 실험의 취지나 목적, 그리고 전체적인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나온 비판으로 보입니다.   핀란드 중도 우파 연립정권의 시필레 총리가 기본소득 실험으로 얻고자 했던 것은 기존의 복지혜택을 축소하고 노동의 유연성을 향상시켜 시장 경제를 활성화함으로써 정부의 역할을 줄이는 , 작은 정부를 향한 가능성이 있습니다. 즉 .. 더보기
삶을 그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헛된 숫자 : 1인당 GDP는 틀렸다. 1953년 당시 우리나라 1인당 GDP는 약 67달러였습니다. 2022년 약 3만2천 달러 정도 됩니다. 470배가 넘게 증가했습니다. 말 그대로 우리나라는 정말 기적 같은 성장을 이뤘습니다. 2021년 세계 10위에서 2022년 13위로 3단계 하락했지만 여전히 세계 상위권에 속해 있습니다. '30~50클럽'(인구 5천만 명이 넘는 국가 중 1인 국민소득이 3만 달러 이상인 나라)에도 세계에서 7번째로 가입했습니다. 30~50클럽 국가는 전 세계를 통틀어 총 7개국으로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일본 그리고 대한민국뿐입니다. 우리나라를 제외하면 모두 지구 역사를 한 번은 들었다 놨다 했던 초강대국들입니다.   불과 70년 전에 전쟁으로 온 국토가 폐허였던 나라가 30~50클럽을 넘어 이젠.. 더보기
빨라진 은퇴 연령, 파이어족이 답일까? 누구나 버핏처럼 살 수 없습니다. 누군가는 여전히 한 번뿐인 인생인데 '폼 나게' 살고 싶어 합니다. 누군가는 은퇴라는 말에 두려움을 느끼고 누군가는 은퇴 이후의 삶을 꿈꿉니다. 은퇴는 두려움과 동경을 함께 잉태하는 복합적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말입니다. 많은 은이가 경제적 독립을 꿈꾸며 조기 은퇴하고 싶어 합니다. 은퇴 후 인생을 즐기고 싶다는 로망은 파이어족의 증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파이어족이란 50대 이전에 경제적 조건을 갖춰 은퇴하는 사람을 일컫는 말입니다. 코로나19가 세계를 휩쓸던 시절, 밀레니얼 세대가 부동산과 주식, 코인에 영혼까지 끌어다 했던 투자 역시 파이어족이 되기 위한 것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파이어족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직접 겪은 미국의 밀레니얼 세대의 생활양식 .. 더보기